생활의 끈을 잡고/웃으면 복이...

유모어_소월시를 각 지방별로 읽는다면

moses-lee 2012. 8. 29. 08:14

원본: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한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경상도 버전:

내 꼬라지가 비기 실타고 갈라카모 내사마 더러버서 암 말 안코 보내 주꾸마.

영변에 약산 참꽃 항거석 따다 니 가는 길빠다게 뿌리 주꾸마.

니 갈라카는 데 마다 나뚠 그 꼬슬 사부 자기 삐대발꼬 가뿌래이.

내 꼬라지가 비기 시러 갈라 카몬 내사마 때리 직이 삔다 케도 안 울 끼다.

 

충청도 버전:

이제는 지가 역겨운 감유 가신다면유 어서 가셔유 임자한테 드릴건 없구유.

앞산의 벌건 진달래 꽃 뭉테기로 따다가 가시는 길에 깔아 드리지유.

가시는 걸음 옮길 때마다 저는 잊으셔유 미워하지는 마시구유 가슴 아프다가 말것쥬 어쩌것시유.

그렇게도 지가 보기가 사납던가유 섭섭혀도 어쩌것시유 지는 괜찮어유 울지 않겄시유.

참말로 잘가유 지 가슴 무너지겼지만 어떡허것시유 잘 먹고 잘 살아바유.

 

전라도 버전:

나 싫다고야 다들 가부더랑께 워메~나가 속상하겨 주딩 딱 다물고 있을랑께.

거시기 약산에 참꽃 허벌라게 따다가 마리시롱 가는 질가상에 뿌려줄라니께.

가불라고 흘때마다 꼼치는 그 꽃을 살살 밟고 가시랑께요.

나가 골빼기 시러서 간다 혼담서 주딩이 꽉 물고 밥 못 쳐묵을 때까지 안 올랑께 신경 쓰덜말고

가부더랑께 겁나게 괜찬응께

워메 ~ 참말로 괜찬아부러 뭣땀시 고로코름 허야 쓰것쏘이?

나가 시방 거시기가 허벌나게 거시기 허요이~~

 

강원도 버전:

나보기가 기 매해서 들구버질 저는 입두 쩍 않구 고대루 보내드릴 기래요.

영변에 약산 빈달배기 참꽃 한 보뎅이 따더 내재는 질라루 훌훌 뿌레 줄끼래요.

걸리는 발자구 발자구 내꼰진 참꽃을 지져밟고 정이 살페 가시우드래요.

나 보는기 재수바리웁서 내 툴저는 뒈짐 뒈졌지 찔찔 짜잖을 기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