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교구_춘천교구 사제단,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이어쓰기
춘천교구 사제단,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이어쓰기
“현대 신앙의 보고 정성껏 되새깁니다”
교구장 김운회 주교 등 전 사제단 성실히 참여
정성들여 쓰는 것만으로 기도하고 되새기는 계기
“사제들이 먼저 공의회를 새롭게 인식하고 공의회 정신을 일깨워야지요.”
춘천교구 사제단이 신앙의 해를 맞아 똘똘 뭉쳤다.
지난해 12월 서품을 받은 새 사제에서부터 사제서품 60년을 맞는 원로사제에 이르기까지
교구의 사제들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문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서 필사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공의회 문헌 이어쓰기를 하고 있는 107명 중에는 전임 교구장 장익 주교와
현임 교구장 김운회 주교는 물론이고 안식년, 외국에서 유학 생활 중인 사제에 이르기까지
춘천교구 사제단이라면 단 한 사람도 빠지지 않았다.
공의회 문헌 이어쓰기가 진행된 것은 지난해 10월 14일 신앙의 해 개막미사를 봉헌한 뒤
사제단이 모여 논의한 결과다.
신앙의 해를 어떻게 잘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던 사제단은
공의회 문헌이야말로 현대 신앙의 보고(寶庫)라는 것을 공감하고
사제들이 솔선해서 공의회 정신을 일깨우는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각자 한 권씩 필사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어쓰기 방식을 택했다.
춘천교구 사목국장 신호철 신부는
“공의회 문헌 이어쓰기는 사제단이 일치해 공의회 정신을 새롭게 하고
사목 안에서 실현하겠다는 상징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교우들에게도 공의회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필사범위는 공의회 개막메시지에서 폐막메시지의 마지막 쪽까지.
표지, 제목, 주석 등 한 글자도 빠짐없이 필사한다.
필사 시에 사용할 용지도 정해 나눴다.
약 700쪽에 달하는 전 분량을 사제단이 나누면 한 명당 6~7쪽이다.
분량만으로 따지면 많지 않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평소처럼 쓴다면 1시간가량이면 필사할 수 있지만
오히려 적은 분량을 쓰려다 보니 허투루 쓸 수가 없었다.
교구장 김운회 주교도 이 공의회 문헌 이어쓰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첫 페이지를 맡은 터라 부담감도 막중하다.
보조선을 긋고 글자의 위치와 크기를 맞춰가며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필사를 해나갔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필사하기를 이미 여러 차례다.
여러 차례 필사하다 보니 맡은 부분은 이미 외워가고 있고
필사를 맡지 않은 다른 문헌들도 다시금 읽고 되새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
김 주교는 “신자들의 성경필사본을 보면 글씨에서 정성을 느낄 수 있는데
공의회 문헌은 현대 신앙인에게 있어서 성경만큼이나 귀한 것이라
정성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며 “공의회 문헌을 필사하고 다시 읽으면서
최대한 정성 들여 쓰는 것이 그 자체로 좋은 기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교구 사제단이 필사한 공의회 문헌은
오는 11월 춘천교구 신앙의 해 폐막미사에서 봉헌된다.
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