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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_[해외원조주일] 세계에 전하는 한국교회의 사랑 <하>

moses-lee 2013. 1. 27. 09:30

 

[해외원조주일] 세계에 전하는 한국교회의 사랑 <>

 

카리타스, 절망의 땅에 비춰진 '희망의 빛'

▲ 남수단 난민 캠프 한 어린이가 나무로 엮어 만든 벽 너머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아이는 내전으로 천진난만한 웃음도, 미래에 대한 꿈도 잃었다. 아이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건 우리 몫이다.
▲ 남수단 난민 캠프 한 어린이가 나무로 엮어 만든 벽 너머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아이는 내전으로 천진난만한 웃음도, 미래에 대한 꿈도 잃었다. 아이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건 우리 몫이다.

내전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 오랜 가뭄과 기근으로 생명이 꺼져가는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들, 태풍과 지진으로 삶의 터전이 사라져 울부짖는 사람들…. 우리는 각종 매체를 통해 이들이 겪는 참상을 목격한다. 텔레비전 화면 너머에서 울부짖는 이들 모습에 가슴 아파하고 기도한다. 그뿐이다. 채널을 돌리면 그들은 눈앞에서 사라진다. 여전히 존재하는데 말이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하 한국카리타스, 이사장 김운회 주교)은 국제 카리타스와 연대해 전쟁과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긴급구호와 복구, 교육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해외원조주일에 신자들이 낸 정성과 개인이 보낸 후원금은 재난지역 생명수가 돼 수많은 목숨을 살린다. 하지만 부족하다. 2012년 해외원조주일에 낸 신자들 정성은 1인당 평균 350원이다. 카리타스 관계자들이 전하는 현지 상황을 소개한다.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요한 4,7)
 "카리타스의 도움이 없었다면 우리 아이들은 추위와 질병으로 큰 일을 당했을 거에요."
 아프리카 남수단에 사는 나야나렝(28)씨는 남수단 아곡(Agok)에 마련된 난민 캠프에서 넷째 아이를 출산했다. 그는 "폭탄이 쉴 새 없이 터지는 곳을 벗어나 어렵사리 난민 캠프에 도착했다"며 "함께 피난을 온 어머니는 탈수증세로 길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아이를 안은 그는 "임시지만 아이를 돌볼 곳이 생겨 큰 위안이 된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수산나씨 역시 지역 수녀들 도움으로 난민 캠프에 올 수 있었다. 그의 남편은 내전에 목숨을 잃었다. 전쟁은 아이들 마음에도 상처를 입혔다. 아들은 폭탄을 투하하는 비행기에 대한 무서움에 아직도 비행기를 보면 몸을 떨며 나무 아래로 피한다. 수산나씨는 "힘들 때마다 신부님과 카리타스 봉사자들이 늘 함께했다"며 "그들이 주는 음식과 생필품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남수단은 2011년 7월 독립했다. 총성은 이제 멈췄지만, 계속되는 가뭄과 내전으로 심각한 식량 위기에 처해있다. 아동 셋 중 하나는 다섯 번째 생일을 맞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인구 절반 이상이 극심한 빈곤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다. 내전으로 모든 사회 기반이 사라진 상황에서 카리타스의 구호 활동은 어둠 속에서 신음하는 이들에게 한 줄기 빛이다.

 남수단을 비롯한 아프리카 지역 식량난은 심각하다. 가뭄과 세계 곡물가격 상승, 지속적 분쟁, 그리고 인도적 지원 부족으로 아프리카는 최악의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 빈번히 발생하는 내전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미국카리타스 니제르 지부장 알리씨는 "말리 북부 정부군과 반군의 분쟁으로 수십만 명이 고향을 떠나 국경을 넘어 난민이 됐다"며 "난민촌마다 수천 명 사람들이 몰리면서 식수와 화장실, 세면대 등 위생시설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난민은 자신들에게 이런 재앙이 발생했다는 데 당황스러워한다"며 "최소한의 인간 존엄성도 빼앗긴 채 살아가는 사람들, 미래를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사람들은 도움을 간절히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카리타스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국제카리타스의 구원활동이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에티오피아카리타스 실무책임자 쉬페로우 마모씨는 "2011년 식량위기 때 전 세계 카리타스가 지원에 나섰다"며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에게 보충식량을 제공하며 여러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카리타스는 아프리카 현지 교회와 협력해 주민에게 식수, 식량, 쉼터, 보건의료, 교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주민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삶의 터전을 잃은 농민을 돕기 위해 양과 염소, 소를 제공하고 도로 및 수도 등 사회기반 시설을 조성한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2012년 아프리카 지역에 75만 달러를 지원한 한국카리타스는 지원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하느님께서 네 자선을 기억하셨다(사도 10,31)
 "만족감을 얻기 위해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자선이 아닙니다."
 한국카리타스 사무총장 이종건 신부는 "1대1 아동결연을 통한 지원으로 후원자가 만족감을 얻을 수 있지만, 이는 아이에게 일방적 도움을 받는다는 수치심을 심어줄 수 있다"며 "카리타스의 지원은 지역사회 전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전개된다"고 말했다. 아동과 후원자를 직접 결연하는 후원사업은 진행비와 인건비가 많이 든다. 더욱이 한 개인을 후원한다고 지역사회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결연아동 정보를 제공하는 것 역시 인권침해의 위험이 높다.

 이런 이유로 한국카리타스는 기존 후원회원이 1대1 결연을 문의해도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며 후원자를 설득한다. 많은 해외후원 단체가 후원자 모집을 위해 1대1 결연 방식을 쓰는 것과는 차별된다. 자극적 홍보도 피하고 있다. 후원회원에게 발송하는 홍보지 표지로 파리떼에 쌓여 힘없이 카메라를 응시하는 아이들 사진 대신 밝게 웃는 아이들 사진을 사용한다.

 도움이 절실한 재난지역 사람들을 생각하면 더 많은 후원자 모집이 시급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이들이 빵 한 조각으로 하루 끼니를 때우고 담요 한 장으로 추위와 싸우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분쟁과 가뭄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점점 늘고 있다.

 한국카리타스 정해영 팀장은 "1인당 2차 헌금 평균 액수인 350원으로는 아프리카에서 옥수수빵 한 조각에 어른 손가락만한 생선 한 마리 사기도 어렵다"며 "매년 교회의 해외원조 금액이 늘고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근본적 상황을 바꾸기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경은 나눔에 대해 분명히 말하고 있다. "배고픈 이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주고, 헐벗은 이들에게 입을 것을 나누어 주어라. 너에게 남는 것은 다 자선으로 베풀고, 자선을 베풀 때에는 아까워하지 마라"(토빗 4,16).

 교회에는 카리타스라는 공식 구호조직이 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구호 현장에서 뛰는 현지 카리타스에 힘을 실어주는 건 신자들 몫이다
. 후원 문의 : 02-2279-9204
백영민 기자

전쟁으로 잃었던 희망, 배움에서 찾아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됐어요. 이제 엄마에게 읽는 법을 가르쳐 줄래요."
 아프가니스탄 바하리올리아 마을에 사는 나우르비비(12)양은 "학교가 생기고 선생님이 새로 오셔서 매우 기쁘다"며 "부모님들은 우리가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정말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했다. 나우르비비양은 집에 가면 아빠와 마주 앉아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이야기하며 가족애를 나눈다. 나우르비비 아빠는 전쟁으로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없었다.

 나우르비비양이 사는 바하리올리아는 아프가니스탄에서도 가장 열악한 지역이다. 국제카리타스는 2005년부터 이 지역 아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교사인 알라 와딘씨는 "처음 학교에 왔을 때는 수줍어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 학교에 오도록 이끌고 직접 글을 가르치기도 한다"며 카리타스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나우르비비양의 꿈은 교사다. 자신처럼 글을 모르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 전쟁이 남긴 폐허 속에서 아무런 희망 없이 살던 소녀에게 카리타스는 새로운 꿈을 선물했다. 한국카리타스는 2012년부터 아프가니스탄 교육사업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