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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_[우리 부부이야기](23)상대가 원하는 대로...정답은 '사랑'

moses-lee 2013. 2. 1. 09:00

[우리 부부이야기](23)상대가 원하는 대로...정답은 '사랑'

 

되살아난 잔소리는 남편이 변화됐음을 믿는 아내의 표시

 

요즘 아내를 더 깊이 사랑하기 위해 아내의 속성을 분석해보곤 합니다.

그동안 모르고 살아왔던 것들을 한 가지씩 알아내는 재미도 있고,

깨달은 것을 실천하며 서로 사랑을 주고받을 때는 행복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보통 남자보다 여자가 말이 많은데 아내는 왜 말수가 적을까 깊이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제가 입을 다물어야 하는 순간이 늘면서 아내를 조금씩 헤아리게 됐습니다.

최근 아내에게 말해봐야 소용이 없다고 느끼면서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게 오히려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변화되지도 않을 것을 고치라고 말해봐야 오히려 화를 돋운다고 생각해 입을 닫곤 합니다.

일할 때도 억지로 시키지 않고 제가 먼저 해버리곤 합니다.

말하지 않고 지내는 방법을 찾아가면서 오히려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전 잠깐 신었던 양말을 벗어서 저녁에 다시 신을 생각으로

눈에 잘 띄는 곳에 두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보는 사람 눈에 거슬리지 않게 잘 접어서 한쪽에 두면 좋겠다고

한마디를 했습니다.
 버럭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입을 다물었습니다.

오히려 한쪽에 잘 개어놓으면서 "네, 알았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죠?"하고 되물었습니다.

아내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왜 그렇게 정돈하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효율성과 시간 낭비에 대한 생각을 늘어놓고 싶었지만 입을 다물었습니다.

벗어놓은 양말을 한 사람은 보기 좋은 측면에서, 다른 한 사람은 다시 찾아 신을 거라는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각각 다르게 생각한 것입니다.
 각자 처지에서 보면 모두 옳습니다.

누가 옳고 틀린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다른 것일 뿐입니다.

논쟁을 펴봐야 소용이 없었던 지난 경험들이 생각나 입을 다물었습니다.

아내가 원하는 대로 정돈을 하면 그것이 사랑이자 삶의 정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날 양말을 벗어 잘 접어놓으면서 갑자기 울컥했습니다.

아내가 왜 말수가 적은 여자인지를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아내도 말해봐야 소용없는 일들을 경험하면서 '남편 마음이 상할까' 싶어

매번 입을 다물었고, 그렇게 하다 보니 버릇이 돼 말수가 줄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내에게 미안했습니다. 남편은 요즘 어쩌다 한두 번 입을 다물고도 속이 답답했는데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아내 마음은 '완전히 까맣게 탄 숯이 되었겠구나' 싶었습니다.
 말하고 싶어도, 원하는 것이 있어도 매번 묵묵히 입을 다물고 살아온 아내가

요즘 어쩌다 남편에게 잔소리를 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예전처럼 화가 나거나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남편이 변화됐음을 아내가 믿는다는 표시였기 때문입니다.

아내 마음을 잘 헤아리려고 노력하는 남편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