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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_주일학교 교사_교사 부족하면 주일학교 활성화 어려워

moses-lee 2013. 2. 25. 09:04

교사 부족하면 주일학교 활성화 어려워

위탁캠프 활용·소통 강화로 업무 부담감 줄일 것 제안

 

신자 수 5500여 명인 서울 A본당의 주일학교 초등부 학생은 80여 명이다.

그러나 이들을 보살필 교리교사는 고작 3명이다. 학년별로 교리수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교사가 부족하기에 두 학년을 묶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고등부 교사가 2명뿐인 B본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학년이 다른 30여 명을 한데 모아 진행하는 교리수업은 수박 겉핥기식이 되기 십상이다.

 본당마다 주일학교 교리교사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A본당 교리교사로 활동 중인 청년은

"교사 한 명이 맡아야 하는 아이들 수가 많다 보니 세심하게 보살피기 힘들다"

"교사가 부족해 아이들이 주일학교에 흥미를 잃고 떠나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20년 넘게 중고등부 교리교사로 활동 중인 오정숙(아기 예수의 데레사, 서울 중앙동본당)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선배들을 따라 교리교사로 활동하는 것이 당연했던 예전과는

문화가 많이 달라졌다" "젊은이들이 성당활동 외에도 해야 하고,

또 즐길 것이 많다 보니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주일학교 봉사활동을 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 취업난도 교리교사 모집에 악영향을 미친다.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나서면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본당에 투자해야 하는 교리교사를 부담스러워한다.

주일학교 담당 보좌신부들은

"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이 많아

무턱대고 교리교사 활동을 권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본당 교사회는 청년미사에서 홍보활동을 벌이고,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소개를 받기도 하지만 한계가 있다.

오정숙씨는 "따로 교리교사를 모집하기보다는

3 학생들이 주일학교를 졸업할 때 교사회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본당 활동에 활발히 참여했던 청소년이라도 대학 진학 시기에 발길이 뜸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는 "교사들이 고3학생이나 대학 입학생들과 자주 대화하면서 친밀감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로서의 소중한 경험이나 신앙 체험 등을 들려주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교리교사 부족난을 속 시원히 풀어줄 뾰족한 해결책은 없다.

하지만 중고등부 교리교사 21년 차인 권희진(제노비아, 서울 가락동본당, 40)씨는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열정을 갖고 교사로 활동을 시작하더라도 일에 치이다 보면 초심을 잃고 만다"

"위탁캠프를 활용하고, 교사 간 소통을 통해 자신있는 업무를 배정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업무 부담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리교사는 주일학교 운영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리교사가 활발히 활동하면 주일학교는 덩달아 살아난다. 서울 태릉본당의 경우가 그렇다.

한때 초등부 교사 4, 중등부 교사 1명이던 교리교사를 7, 4명으로 충원하자

아이들이 20여 명씩 늘어난 것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자신을 맞아주고 관심을 기울여주는 이의 손길을 느끼고

주일학교 활동에 더 적극적이 됐다.

 당시 태릉본당 보좌 김경식(현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중고등학교사목부 담당) 신부는

"주일학교 학생을 모집해도 이들을 보살필 교사가 없으면 금세 이탈하고 만다"

"교리교사 확보와 주일학교 활성화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사목지원연구부 최재영 신부는

"교리 교사는 청소년 사목자의 오른팔인 만큼,

교구 역시 교사 양성에 관심을 두고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