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_명예기자가 만난 사람들 - 원로사목자 최경환(마티아) 신부
명예기자가 만난 사람들 - 원로사목자 최경환(마티아) 신부
일생을 주님의 충실한 종으로 살고파...
기자는 지난 2013년 4월 11일 금경축을 지낸 최경환(마티아) 신부의 근황을 알아보기 위해
살고 계신 집을 찾았다.
기자 : 신부님 안녕하세요?
지난 4월에 금경축을 지낸 이후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근황이 궁금합니다.
최경환 신부(이하 최 신부) : 나야 뭐! 한유하게 지내고 있지요.
아침에 미사드리고, 1주에 한두 번 1시간 30분 정도씩 등산으로 운동을 하고,
요즈음은 오전동성당에서 매주 토요일 09:00시에 성모신심 미사를 드리고 있지요.
기자 : 신부님 같이 능력 있고 지도력 있으신 분이
너무 일찍 은퇴하셨다는 예기를 하는 신자들이 많은데 특별한 사유라도 있으셨나요?
최 신부 : 신부들은 65세 이상이면 주교와 상의하여 은퇴를 할 수가 있어요.
교구 규정에는 70세까지 신부 생활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좀 쉬고 싶어서 68세에 은퇴를 한 것이지 어떤 다른 사유는 없어요.
기자 : 신부님의 어렸을 때 신앙생활과 신부가 된 배경,
그리고 가족관계를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최 신부 : 나는 왕림본당 출신이고 광성초등학교를 다녔어요.
부친은 1948년도에 작고하시고, 어머님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셨는데
그 영향이 크지요. 오전 5시가 아침미사인데, 새벽에 깨워서 세수시키고,
눈이오나 비가 오나 미사에 참여해야 했지요.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첫영성체를 하고 복사를 시켰어요.
한 번은 어머님이 새벽 02시 30분에 깨워서 성당에 왔는데 아무도 없었어요.
그 시간을 미사시간으로 착각한 것이죠.
추운 겨울에 양말도 없이 성당에 갔는데, 잘못하여 밖에서 벌 받던 일도 생각납니다.
부모님이 우리 7형제 8남매를 두었는데,
큰형은 디스크로 고생하고,
막내는 3살 때 죽고,
남자 2명이 신부가 되고,
여자는 수녀가 되었지요.
형(최윤환 몬시뇰)이 용산신학교에 입학하여
자연스럽게 나도 신학교에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형이 신학교 입학 후 6.25가 나고, 1.4후퇴로 제주도에 피난을 하기도 했지요.
기자 : 신부님 하면 건축을 하시는 신부님으로 떠오르는데,
신부님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 신부 : 부친이 목수 일을 하셨고, 큰형도 목수 일을 했어요.
옆에서 협조하다 보니 건축과 보수하는 것이 눈에 띄더라고요.
신부가 되어서도 성당 신축과 낡은 성당을 재건축하는 일들이 눈에 들어와
성당 5개(고색동성당, 북수동성당, 고등동성당, 호계동성당, 신둔성당)를 지었는데,
84년 10월 광주본당 재임 중 갑자기 신학교에 호출을 받아 갔지요.
신학교는 정해성 신부가 설계를 하여 본관을 지었는데,
변고가 생겨 작고하는 바람에 내가 나머지 건축 A, B, C 동과 도서관을 지어
신학교의 모습을 완성했지요.
이후 고등동성당으로 부임하였는데, 또다시 만 6년여에 걸쳐서 대성전을 짓게 됐어요.
기자 : 성당 하나도 건축하기가 힘이 드는데,
그 많은 성당과 신학교를 짓는데 어려움도 많았겠지만
건축하시는데 어떤 비법같은 것이 있을 것 같은데요?
최 신부 : 성당을 건축한다는 것은 많은 재정과 희생이 따르는데,
무엇보다 본당 신자들과 하나가 되어 열심히 할 때,
하느님이 당신의 성전을 완성하시지요.
나는 건축도 중요하지만, 신자들의 신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기초신앙(6개월 - 8개월, 교리교육, 영성교육)에 신경을 썼어요.
매월 구역장, 반장 회의 때도 기초신앙 교육을 시켰더니 그 영향을 받아
교무금, 헌금 등을 자발적으로 흔쾌히 납부하여 돈 걱정은 별로 안 한것 같아요.
또, 제일 먼저 신부가 건축헌금을 신입했더니,
상임위원들이 신부보다 몇 배의 신입을 하고,
그것을 기초로 일반신자들의 호응을 얻어 무난히 건축할 수가 있었지요.
기자 : 신부님 자신을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말씀 하시겠습니까?
최 신부 :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루카 1,38절).
나는 일생을 충실한 종으로 살고 싶은 마음입니다.
내가 해야 할 주어진 임무라면 어떠한 어려움과 고통이 따르더라도
임무완수를 위해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기자 : 신부님이 저술하신 책을 소개해 주시지요.
최 신부 : 견진성사 준비를 위해 작성한 원고를 모아서 “견진교리” 책을 3판까지 냈고요,
“성령의 빛을 향하여”, 강론집으로 “마르지 않는 샘” 등이 있습니다.
기자 : 오랜 시간 좋은 말씀 들려주시어 감사하고요,
끝으로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리면서 인터뷰를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최 신부 : 신부가 주님의 종으로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신부들은 먼저 자기 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신자들은 교육과 피정을 통해 똑똑해 졌어요.
신부들이 내적으로 잘 정리하고, 아는 척, 배운 척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지요.
꾸준히 공부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순명하면서 신앙생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