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회_연도의 올바른 의미 알리는 교육 시급
연도의 올바른 의미 알리는 교육 시급
한국적인 고유함·교회사적 가치 함께 내포, 속뜻 전달보다는 가락 전수 치중하는 현실
교육 매뉴얼 마련 내면 정신 적극 알려야
연도 고유의 가치를 살리고, 일상기도로써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연도의 역사적 배경과 의미 등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일정 교육을 이수한 연령회 회원만이 아니라 일반 신자들과 유가족들이
연도의 의미를 알 수 있도록 돕는 교육 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연도는 토착화된 신앙생활의 단면을 보이는 대표적 사례로,
한국적인 고유함과 독창적인 형식뿐 아니라 뛰어난 교회사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도는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부활신앙으로 들어 올리고,
공동체가 함께 끊임없이 기도하는 정신을 이어가는 행위의 하나로 높은 전례적 가치를 지닌다. 이에 따라 장례기간이나 기일에 만이 아니라 평소 자신의 성찰과 회개,
연옥영혼들의 구원을 위해 봉헌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도로도 꼽힌다.
평신도들의 역할을 독려하고 부모공경의 전통을 적극 살린 기도문으로서
다양한 언어로 번역, 보급될만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일상생활에서 일반신자들이 연도를 구성하는 기도문과 행위의 의미,
봉헌하는 이의 역할 등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이끄는 교육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
각 본당 연령회 활동도 통일된 가락을 익히고 확산하는데 무게중심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젊은 세대들이 일상기도로 봉헌할 수 있도록 돕는 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전례 전문가들은
“연도는 죽음과 삶의 바른 뜻을 묵상하고 부활신앙을 북돋우는 차원에서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어떻게 연도가 만들어졌고, 왜 이런 형태로 이어져왔는지,
본래 지닌 전례적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허윤석 신부(가톨릭전례학회 사무처장)도
“예전에는 천주성교공과를 활용해 연도를 매일 바치는 일상기도문으로 사용해왔고,
천주성교예규의 상례문답 등을 통해 죽음에 대한 교회 가르침을 적극 전달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도의 의미 전달보다 가락을 전수하는데 치중하면서,
형식에 비해 내면의 정신과 의미를 널리 알리는 데에는 한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허 신부는 “전례학회에서 연구한 결과,
연도는 단순히 한국 고유의 가락으로 창작돼 독창성을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보편교회가 제시한 장례예식 규정에 어긋남 없이
각 요소들을 한국 전통과 유교적 문화 등과 조화시켜 재구성한 것이라는 면에서
더욱 돋보인다”며 “그 가치가 현대에도 적극 실현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연구뿐 아니라 능동적인 생활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나아가 최근 교회 안팎에서는 연도의 문화재적 가치를 입증하는
연구, 노력들도 활발히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요청된다.
연도는 한글로 만들어지고 전수돼 교회적 가치 뿐 아니라
그 문헌적 가치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