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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_어릴적 만도 못한...

moses-lee 2012. 9. 14. 07:38

(어릴적 애들만도 못한 성인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이야기라서...)

일곱 살 때

강원도 깊은 산골

거기에서 아직도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지금은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그 둥그런 모양의 빵

그 빵을 나눠주던 날이면

동네 아이들과 빙 둘러서 서로 고사리 같던 손을 뻗쳐내던 때

한 줄로 꼬마들을 세우시며 하시던

그때 군인아저씨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얘들아! 한 줄로 서거라.

하나 앞에 한 개씩이다. 너희 중에 누구 두 개 받으면 다른 친구가 먹을 수 없단다"

유치원이 그립던 그 시절

아직도 조개탄 시커먼 연기에 빵 배급을 받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때 다 배웠는데,

그때 모든 이들이 다 나의 스승이었는데,

그때 모든 이들이 서로 나누며 사랑하며 살아가라고 들었는데,

 

세월이 지난 지금,

그 군인 아저씨의 말씀을 기억하지 못하고

서로 내 것을 달라고

줄 하나 맞추지 못하고

이젠 다 커버린 손을 내어놓고

낚아채듯 빵을 뺏는

오늘의 나는

일곱 살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곱 살에서 하나도 자라지 못한

부끄러운 내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