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정치인
지난번 지방선거때.
우리동네에 선거연설유세가 나왔습니다.
청중이 수백명은 모인 것 같아서 출마하신 분들의 연설도 대단히 열정적이었는데....
오늘 그 내용들을 좀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1번으로 연단에 오르신 후보자님.
몇가지 공약을 말씀하시더니 갑자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여러분! 첫번째의 엄지손가락은 굵습니다. 그리고 튼튼합니다. 무엇보다도 으뜸입니다.
저 일번후보는 모든일을 으뜸으로 처리하겠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와~ 하고 박수와 함성을 보냈습니다.
다음은 2번차례.
1번이 손가락으로 자기를 내세우자 2번후보도 검지를 세우면서 말했습니다.
'여러분, 두번째 손가락을 보세요. 이 손가락은 항상 사물을 가르키고 또 지적도 합니다.
저 2번 후보는 언제나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솔선수범하는 후보가 되겠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역시 와~ 하고 박수를 쳤습니다.
3번후보 역시 지지 않을 기세로 세번째 손가락을 쭉 펴면서 말했습니다.
'여러분, 세번째 손가락은 제일 깁니다.
저는 당선되면 열심히 일을하여 이 손가락처럼 장수하는 후보가 되겠습니다.'
청중들은 역시 박수를 쳐 주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기호 4번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네번째 손가락으로는 내세울게 아무것도 없었고 생각도 나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3번이 연설하는 사이에 슬그머니 일어나서 화장실로 가버렸습니다.
3번의 연설이 끝난 뒤에 4번이 보이지 않아서 기호 5번이 연단으로 올라왔습니다.
기호 5번 역시 새끼손가락을 펴 보이면서 말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약속을 하실때 어떤 손가락을 걸고 합니까?
바로 다섯번째 새끼손가락을 걸고 합니다. 비록 손가락이 가늘고 여리지만,
저는 약속과 신의를 중히여기는 정치인이 되고자 합니다.'
그러자 역시 와~ 하고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화장실에 갔던 4번 후보가 돌아왔고 그리고 연단에 올라섰습니다.
그리고 연단에 올라서자마자
"여러분!!!"하고 큰소리로 외치더니 더더욱 큰소리로 '저는 깨끗합니다!!!' 하고 외쳤습니다.
보이지 않던 후보가 갑자기 등단하여 큰소리를 치니 모든 청중이 어리둥절하여 연단을 바라보니
4번후보 왈
'여러분, 여러분의 코에 더러운 코딱지가 묻어면 어떻게 떼어냅니까?
그것을 바로 다섯번째 새끼손가락으로 후벼파서 1번과 2번 손가락으로 똘똘말아서
그것을 3번 손가락으로 튕겨버립니다.
그러나 저 4번은 결코 더러운 코딱지를 손대지 않습니다.
저는 깨끗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