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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지혜_폐휴대전화기의 화려한 부활, 선교사업 재원으로

moses-lee 2013. 1. 13. 07:11

폐휴대전화기의 화려한 부활, 선교사업 재원으로  

 

수거후 장기기증(재활용)으로 콩고 주민들 돕기까지의 여정 따라

 

"
아야, 아야야." 지금 제 몸이 분리되고 있어요.

 제 몸엔 독과 약이 모두 들어 있어요매립, 소각하면 환경을 파괴하는 납ㆍ카드뮴이라는 독이 나오고, 재활용하면 값이 나가는 금ㆍ구리와 콜탄을 얻을 수 있거든요.  몸이 찢기는 건 정말 아픕니다. 그래도 꾹 참습니다. 비록 주인에게는 버림받았지만 장기를 기증하면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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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관심이 모여 사랑이 된다.
서랍 속에 잠든 폐휴대전화기를 모으면 환경도 살리고 아프리카 콩고 주민들을 도울 수 있다.
 

 #결심하기까지

 몇 주 전만해도 남 부럽지않은 사랑을 받았던 저는 정든 주인 손을 떠나 책상서랍 한 구석으로 내몰렸습니다. 주인은 일년이 멀다하고 휴대전화기를 교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가야 할 곳은 성당에 있는 폐휴대전화기 수거함이라고 하네요. 냉혹한 현실에 밤새 목놓아 울었습니다. 수거함에 들어가면 제 몸이 낱낱이 분해될 거라고 하니 두려웠던거죠. 하지만 어차피 버려질 이 몸, 여러사람에게 희망을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제 희생이 어려운 사람에게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다면 이 또한 주님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 아닐까요.

 #분해가 되면서


 드디어 수술대에 오른 오늘, 공장에 같은 처지의 친구들이 이렇게 많이 와있을 줄은 몰랐어요. 배터리, 충전기, 고장난 MP3, 전자사전 등 다들 얼굴이 사색이 돼 기다리고 있네요. 몸 속 장기가 저렇게 분리돼 있는 것을 보니 좀 징그럽기도 하고 마음이 짠합니다. 모두들 주인 곁에서 사랑을 받던 애장품이었을텐데 말이죠.

 제 몸에서 중금속으로 분류된 장기는 제외되고, 미량의 금과 콜탄이 주로 모아집니다. 우리 몸 1톤에서 금 400g을 얻을 수 있다고하니 자원 재활용 가치가 꽤 높죠? 철과 구리 등도 기초원료로 재사용 됩니다. 게다가 나쁜 중금속은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폐기되니 환경보전까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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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으로 전달되는 기쁨


 몸 속 혈액순환을 담당하는 전자회로는 콜탄이라는 희토류로 구성돼있어요. 이 광물은 전세계 매장량 대부분이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 묻혀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콩고에서 콜탄을 생산하는 노동자들의 인권은 마구 짓밟히고, 수익금은 군자금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분쟁 등 불안한 사회 분위기가 더해져 노동자들 생활은 말이 아닙니다.

 제게서 추출된 금과 콜탄이 돈으로 환산되면 콩고에 있는 그리스도의교육수녀회 선교사업비로 전달됩니다. 여성 직업학교 교실 증설ㆍ유치원 운영ㆍ코트디부아르 병원 운영ㆍ청년일자리 제공ㆍ공동농사 실시 등에 쓰입니다. 이 외에 환경사업 활동비로도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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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정말 주님 사랑 듬뿍 받을 것 같지 않나요? 저는 행복합니다. 장기기증으로 먼 나라 어려운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고 있으니까요. 휴대전화기 수거 동참이라는 작은 실천이 지구 반대편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되고 꿈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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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화 기자 michaela25@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