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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_나눔의 배려

moses-lee 2013. 1. 29. 16:47

나눔의 배려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던 플라시도 도밍고와 호세 카레라스, 루치아노 파바로티.

이 세 사람 가운데 도밍고와 카레라스는 유명한 앙숙이였습니다.

1984년 당시 카탈루냐 사람들은 자치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쟁이 한창이었고 이로 인해

마드리드 출신의 도밍고와 카탈루냐 출신의 카레라스 역시 적대 관계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들은 세계를 순회하는 공연을 하면서,

서로 같은 무대에 세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야만 공연을 했을 정도로 사이가 나빴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카레라스는 백혈병이라는 도밍고보다 더 큰 적을 만나고 맙니다.

막대한 치료비로 인해 재정적으로 곤란해져

더 이상 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즈음

카레라스는 마드리드에 백혈병 환자를 돕는 <헤르모사>라는 재단이 있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재단의 도움으로 다시 치료를 시작하여 마침내 재기에 성공합니다.

 

활동을 재개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재단에 가입하려던 카레라스는

자신을 도와준 재단의 설립자이자 후원자가 도밍고이며,

애초에 그 재단을 설립한 목적이 카레라스 자신을 돕기 위한 것이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게다가 도밍고는 경쟁자의 도움을 받는다는 카레라스의 자존심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익명으로 재단을 운영해 왔던 것입니다.

크게 감동한 카레라스는 도밍고의 공연장을 찾아 관객들이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도밍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카레라스를 꼭 껴안았습니다.

 

도밍고는 한 인터뷰에서 재단을 설립한 이유에 대해

세상이 그런 목소리의 주인공을 잃는다 는 것이 애석했을 뿐이오.”라고

짧게 대답 했다고 합니다.

- 대구주보 2012.1.27. 햇볕한줌 코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