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가톨릭 상식

순교에도 종류가 있나요?

moses-lee 2011. 12. 19. 08:12

순교에도 종류가 있나요?

 

적색 순교백색 순교가 있다.

적색 순교는 박해나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신앙을 지키다 피 흘려 목숨까지 바쳐

 신앙을 증거하는 것이 적색 순교이며, 최초의 순교자는 성 스테파노이다.

 

백색 순교는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다 바쳐 나눔, 봉사, 사랑을 실천하며

복음전파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피 흘림 없는 백색 순교 이며,

신앙의 자유가 보장된 오늘 날 신앙인들에게 요구되는 순교정신이다.

 

☞ ♣ 한국 천주교회의 순교 전통은 바로 피 흘림이다.

특히 박해 시대의 신앙 선조들은 순교를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의미로서

"위주치명(爲主致命)"이라는 용어를 흔히 사용해 왔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순교가 아니더라도 순교로 이해되는 경우가 있다.

알렉산드리아의 글레멘스, 카르타고의 치프리아노, 알렉산드리아의 디오니시오 등이

설명한 것처럼, 그리스도의 충만함 때문에 자신의 욕구를 버린 덕행의 신앙인,

예기치 않게 순교가 좌절된 경우, 전염병 환자를 돌보다가 감염되어 죽은 이들은

넓은 의미에서 순교자라고 할 수 있다.

 

또 교부들은 최양업(崔良業, 토마스) 신부나 마더 데레사 수녀와 같이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해, 하느님의 가르침을 진정으로 실천하기 위해 자신과 사랑하는 모든 것을

포기한 이들을 가리켜 "백색(白色) 순교자"로 간주하였으며,

아일랜드 수도자들은 정결을 지키면서 끊임없이 보속을 실천하는 것을 가리켜

"녹색(綠色) 순교"라고 표현하였다.

 

죽음은 '죽는다'는 육신의 의미가 아니라 '신앙 증거'에 의미가 두어져야 한다.

다시 말해 물리적 죽음보다는 그것을 가능케 한 "순교 정신(殉敎精神)"이 중요하고,

이는 육신의 죽음이 아니라 "새로 태어남(부활)"을 의미하는 것이다.(차기진 루가, 양업교회사연구소 소장)

 

♣ 순교자가 죽음을 당하면서까지 신앙을 증거할 수 있는 초인적 용기는

순교자 안에 현존하는 하느님 때문에 가능하다(디오그네토에게 보낸 편지).

순교는 모든 죄를 없애주는 행위이므로 제2의 세례이며(테르툴리아노) 순교자 안에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므로 순교자는 죽은 후 바로 천국의 영광을 누린다(알렉산드리아의 글레멘스).

 

신앙 때문에 죽을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는 순교자는 악의 세력을 쳐 이긴 승리를 증거하고

다시는 고통이 없는 부활을 선포한다(오리제네스).

그러므로 순교자는 완덕(完德)에 이른 자이며 이들로 인하여

역사상 그리스도 교인의 숫자가 놀랍게 증가하였다.

그래서 "순교자는 그리스도 교인의 씨앗이다"라고 테르툴리아노가 일찍이 설파하였다.(가톨릭대사전)